이 책을 읽게 된 계기
하고 싶은 건 참 많은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시기가 있다. 회사 일은 물론이고, 사이드 프로젝트 여러 개와 블로그 및 SNS 운영, 경제 공부, 주식과 부동산 공부까지. 모든 면에서 동시에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어느 순간부터는 책임감이 되어 스스로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깨끗했던 방바닥과 책상은 치울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어질러졌고, 더러운 방 한구석에서 꾸역꾸역 할 일을 해내다가도 새벽 끝자락엔 보상심리처럼 쇼츠를 보며 기절하듯 잠드는 날이 반복됐다. 루틴은 무너졌고, 하루는 늘 급하게 흘러갔다. 이 엉망이 된 흐름을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었다.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씩 내딛으면, 과연 닿을 수 없을까
이룰 수 없는 꿈이 있을까. 목표를 똑바로 바라보며 매일 아침, 무엇이든 그 방향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는다면 정말 닿지 못할 곳이 있을까. 복리의 힘은 생각보다 크고, 결과와 무관하게 작은 노력이 더 나은 삶을 만든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핵심적인 믿음이다.
책의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현재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을 잘게 나눈다. 그리고 각 영역마다 구체적인 목표와 태도를 세운 뒤, 매일 아침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다음 행동을 정해 나간다.
조금 특이했던 점은, 작가가 이 각각의 영역에 생명력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삶의 여러 범주를 하나의 성을 담당하는 기사로 묘사하고, 매일 아침 그 기사들에게 어제의 보고를 받으며 오늘의 목표를 설정하는 군주의 삶을 산다고 말한다. 동기부여를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인데, 이 부분은 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작가가 관리하는 기사들은 아래와 같이 무려 12명이다. 처음부터 삶 전체를 이 정도로 구조화하는 것은 솔직히 조금 버겁게 느껴졌다.
시간과 정리의 기사, 재무의 기사, 대외협력 기사, 충동과 오락의 기사, 소유와 경험의 기사, 인문 예술 기사, 과학 테크 기사, 정신 건강과 종교의 기사, 발전의 기사, 가정의 기사, 신체 건강의 기사, 사업의 기사
발상 자체는 흥미로웠다. 다만 이 시스템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정교하게 다루는 프레임이 될 수 있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시작하기도 전에 숨이 막히는 관리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요하고 온전한 시간
이 책은 아침을 ‘현대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요하고도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 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 속에서 산다. 급한 연락이 오고, 회의가 길어지고, 예상치 못한 일이 끼어들면서 계획은 쉽게 흔들린다. 작가는 그런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으로 아침을 택했다. 다른 사람과 세상이 끼어들기 전에, 의지만 있다면 비교적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술에 취해 새벽 3시에 잠든 날에도 4시에 일어나 슈퍼모닝 시간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건 솔직히 좀.. 물론 대단하긴 한데, 너무 지독해서 오히려 멀어지는..
인상적이었던 건, 아침을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다시 구분하는 기준점으로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연속되어 흐르는 시간을 짧게 끊어 바라보면 심리적으로 덜 지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못 끝낸 일은 못 끝낸 일이 아니라, 오늘 새롭게 할 일이 되면 된다.”
이 문장은 꽤 오래 남았다. 실패의 감정에 매몰되기보다, 오늘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다시 살아가자는 태도였기 때문이다.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싶은 것으로
물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힘들다. 이 책은 그 힘든 행위를 ‘해야만 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어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목표를 향해 작은 한 걸음이라도 나아간다면 결국 삶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찬란한 미래의 나와 지금의 기상 시간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일찍 일어나는 행위 자체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 쪽으로 가까워지는 행위로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다.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사고의 전환이 그렇게 쉽게 가능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 책이 꼭 필요했을까 싶기도 했다. 마음먹는다고 바로 생각이 바뀌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결국 똑같이 힘든 일이 조금 더 좋은 말로 포장되어 들릴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방향은 공감되지만, 그 전환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졌다.
SWORD, 아침을 바꾸는 검
책은 아침 루틴을 SWORD라는 이름으로 정리한다.
- Stretching — 스트레칭
- Workout — 몸에서 땀 내기
- Oasis — 감사일기
- Reading & Reflection — 독서 및 자신 돌보기
- Design — 계획 세우기
이 중에서 가장 의외였던 건 세 번째, 감사일기였다.
매일 아침 사소한 것이라도 어제의 감사한 일을 찾아 적고,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던 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얼핏 보면 너무 말랑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곱씹어보니 의외로 중요한 루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시선이 결핍과 압박이 아니라, 이미 내게 있는 것들에 대한 인식이 된다면 분명 삶의 밀도는 달라질 테니까.
작가는 이런 연습이 익숙해지면, 객관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다음을 위한 거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불행을 긍정으로 덮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적어도 하루의 출발점만큼은 스스로를 조금 더 단단하고 밝은 쪽에 두자는 제안처럼 읽혔다.
계획 세우기, 왜 자꾸 실패할까
계획을 세우는 사람과 수행하는 사람은 다르다.
계획을 세우는 순간의 우리는 대체로 스스로를 과신한다. 내 체력도, 집중력도, 절제력도 조금 더 좋게 평가하고, 외부 변수는 별로 없을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한다. 그래서 계획은 점점 위시리스트에 가까워진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한가득 우겨 넣고, 그걸 해낼 미래의 나를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기존의 삶은 그대로인데, 그 위에 생산적인 요소만 자꾸 더 얹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미 피곤하고 이미 바쁜 내가, 내일부터는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하려고 다짐한 일은 늘 많고, 몸은 하나이며, 시간은 늘 부족하다.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것이 현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라고 책은 말한다. 지금 나는 하루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내 체력과 집중력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일에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드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제거 가능한 요소가 있는지, 이미 갖고 있는 시간을 얼마나 허투루 흘리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내 습관이 곧 내 정체성이다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느 순간에는 그 사람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랜 시간 반복해온 행동은 취향이나 기질을 넘어 그 사람의 분위기와 태도까지 만들어낸다.
정체성은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정체성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형성되고 수정되는 과정에 가깝다.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내가 생각도,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인상 깊었던 건, 책이 원하는 정체성을 먼저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좋은 습관이 쌓여 좋은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것도 맞지만, 반대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맞는 행동을 반복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조금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위로가 됐다. 지금의 내가 완성본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더욱 타인에 의해 정체성을 부정적으로 규정당하는 것에 주의해야한다.
“너는 원래 게을러.”
“너는 원래 세심하지 않아.”
이런 식의 규정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런 말이 반복될수록 사람은 점점 그 프레임 안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스스로를 쉽게 단정하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도 함께 닫혀버린다.
책에서는 이 맥락에서 GIGO, 즉 Garbage in, Garbage out 이라는 개념도 끌어온다. AI 분야에서 입력이 좋지 않으면 결과도 좋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비유가 다소 직설적이긴 했지만,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결국 내 안에 무엇을 계속 넣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는 것. 어떤 생각을 반복해서 들여보내는지, 어떤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는지도 습관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인드를 바꾸는 세 가지 방법
책에서 작가는 슈퍼모닝을 지속하기 위해 세 가지 마인드셋을 강조한다.
1. 세상의 문을 여는 열쇠는 무조건 있다.
작가는 이를 Lock and Key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열리지 않는 자물쇠가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여는 열쇠도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모든 문제에 해결책이 있다는 전제를 갖고 있어야 큰 목표도 세울 수 있고, 문제에 부딪혔을 때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다. 애초에 ‘이건 안 돼’라고 단정하는 순간, 해결책을 찾는 과정 자체가 시작되지 않는다. 가능성을 믿는 태도는 다소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게 만드는 힘은 분명히 있다.
2. 세상 모든 일은 구조화하고 세분화할 수 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복잡하고 막막해 보이는 문제도, 잘게 나누어 들여다보면 결국은 다룰 수 있는 단위가 된다는 것.
아마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부분도 여기에 가까운 것 같다. 삶이 막연하게 버겁게 느껴질 때일수록, 전체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지금의 문제를 어떤 단위로 나눌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 그게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시작일 수 있다.
3. 이 시간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라.
작가는 확신 없이 하는 시간은 결국 낭비되기 쉽다고 말한다. 남들이 자고 있는 시간에 내가 들인 노력은 분명 더 나은 미래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그 시간을 견디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문장은 누군가에게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압박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확신은 중요하지만, 모든 시간을 그렇게 단단한 믿음 위에서만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때로는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오늘 하루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티는 시간도 있으니 말이다.
아쉬운 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저자는 정말 지독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저자도 힘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힘듦을 통과하는 방식이 너무 강인하고 단호해서, 읽는 내내 여러 번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조금 멀게 느껴졌다.
나 역시 무언가를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지만, 계속 지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꾸준함 자체가 부담이 되는 때가 온다.
이쯤 했으면 좀 쉬고 싶은데. 그런데 여기서 놓아버리면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까운데.
이런 감정은 생각보다 흔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지점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아주 깊게 다뤄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때로는 슈퍼모닝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힘들어도, 그래도 해야 해. 해내면 이런 장점이 있어.”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저자가 자신의 고통을 가볍게 여겼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치열하게 견뎌낸 사람이라는 건 분명하다. 다만 바로 그 지독함 때문에, 이미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동기부여가 아니라 또 다른 압박으로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쉬웠던 건, 책이 계획의 실패 이후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슈퍼모닝 자체를 실패한 뒤에는 어떻게 다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실패한 후의 재시작은 늘 중요하다고 하면서, 그 루틴을 놓쳐버린 날의 마음이나 복구 과정은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느낌이랄까. 그 공백이 조금 크게 느껴졌다.
또 하나,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지만, 작가는 삶의 불확실한 요소들과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나’를 열두 명의 기사로 나누고, 8M이라는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으로 이를 관리하는데, 발상은 재밌었지만 나에게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졌다. 약간 어릴 적 공책에 그리던 종이 RPG와 같이, 형체 없는 뿌듯함을 수집하는 느낌이 들었다.
8M이 궁금하다면..
1. 군주의 10년 목표를 설정한다. 2. 목표를 고려해 삶의 관리 범주, 즉 기사들을 정한다. - 재무, 인간관계, 정신 건강, 신체 건강, 업무, 독서, 외국어, 외모 등 3. 각 기사별 목표와 달성 기한을 설정한다. 4. 경험치 기준을 만든다. - ex) 매월 월급의 30%를 저축하면 경험치 50 상승 - ex) 헬스장에 가면 경험치 10 상승 5. 상태창에 어제의 경험치를 기록한다. 6. 주간 스케줄러에 각 기사 관련 활동을 배치한다. 7. 아침마다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8.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조정한다.특히 이미 번아웃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에서는, 저렇게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오히려 또 다른 과제가 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가장 공감하기 어려웠던 건 수면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저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때 하루에 두 시간만 자기도 했고,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이 20시간 정도였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하루 평균 4시간 정도를 잔 셈이다. 이건 솔직히 내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실패 없는 완벽한 지속성을 위해 수면까지 깎아내는 방식은,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건강한 루틴의 예시라기보다 버티기의 기술처럼 느껴졌다. 이미 지친 상태의 사람에게 필요한 건 더 극단적인 의지가 아니라, 조금 더 안전하고 오래 갈 수 있는 회복의 방식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읽게 되는 다음 책의 이름이 컨티뉴어스이다. 기대하시라.)
얻은점이 있다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저자의 방식은 지나치게 강인했고, 때로는 지금의 나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전혀 와닿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분명하게 얻은 것도 있었다. 모든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지금의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크게 남은 것은, 내 삶을 이루는 요소들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평소에도 이것저것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컸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막연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자꾸만 버거웠던 이유도, 어쩌면 삶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뭉뚱그려져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걸 영역별로 나눠서 바라보게 했다. 꼭 12명의 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가 어떤 영역을 중요하게 여기고, 각 영역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싶은지는 한 번쯤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특히 좋았던 건, 계획을 세우기 전에 현재 위치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실 나는 늘 더 나은 루틴, 더 생산적인 하루를 원하면서도 기존 삶 위에 자꾸 무언가를 더 얹는 식으로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내 체력은 어느 정도인지, 하루에 실제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외부 변수는 어느 정도 빈도로 생기는지를 모르고 세운 계획은 결국 오래가기 어렵다. 계획이 자꾸 실패했던 이유를 능력 부족이나 의지 부족으로만 볼 게 아니라, 애초에 현실 파악 없이 세운 계획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하나 남은 것은, 하루를 다시 시작할 기준점을 아침에 둘 수 있다는 감각이었다. 이 책이 말하는 슈퍼모닝을 그대로 따라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침을 단순히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어제를 정리하고 오늘을 다시 설계하는 시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꽤 유용하게 느껴졌다. 특히 “어제 못 끝낸 일은 실패가 아니라 오늘 새롭게 할 일이 된다” 는 식의 태도는, 괜히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하루를 망쳤다고 단정하던 내 습관을 조금 누그러뜨려 주었다. 나에게는 완벽한 수행보다도,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준점을 갖는 일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결국 내 삶을 조금 더 구조적으로 바라보고, 내 한계를 포함한 현실 위에서 다시 설계해보려는 태도였다. 삶을 경영한다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쩌면 필요한 건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이런 질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싶은가, 그리고 오늘은 그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는가.’
적어도 이제는, 삶을 경영하기 어려울 때, 막연한 자책 대신 이런 질문을 조금 더 자주 던져보려 한다.
